2019학년도 2학기 교환학생 후기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저의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는 해외 대학원 유학에 대한 탐색이었습니다. 대학원 진로 세미나에서 우연히 교환기간 동안 연구실에 인턴으로 일하다가 입학하게된 케이스를 듣게 되었습니다. 아직 해외 유학에 확신이 없던 저는 이러한 기회를 통해서 실제 생각했던 해외유학 생활이랑 실제 유학생활이랑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또한, 실제 유학생을 하고 있거나 해외 취업을 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 막연히 목표로 잡은 해외유학 및 취업의 객관적인 장단점을 실제로 듣고 이러한 점이 저와 맞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교환 학교를 University of Washington을 고른 이유는 제 전공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학교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교환학생을 지원할 당시에는 1지망으로 Georgia Tech를 넣었고 University of Washington을 2지망으로 지원했지만, 결국 2지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추후 친구에게 University of Washington이 CSE 분야 미국 내 4~5위인 학교이며,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와 가깝고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1지망이 떨어진 게 아주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학생이 졸업 후 Microsoft나 Amazon으로 인턴 및 취직을 하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Washington 주는 보잉 본사가 있는 주이기 때문에 항공과에 대한 지원도 잘 되어있었습니다. 기계항공공학부 전공, 컴퓨터 공학부 복수전공생인 저로서는 가장 최적화된 학교였습니다.


II. 세부 경험 내용

1. 기후

University of Washington은 시애틀에 위치해 있고 기후는 매우 좋은 편입니다. 비록 비가 자주오고 습기가 많지만 해안에 가까운 특성 덕분에 계절별 기온 차가 상당히 적은 편입니다. 특히 겨울에는 우리나라 가을~초겨울 기온을 유지하기 때문에 패딩이 굳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추위를 많이 타면 패딩은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도 자주 온다고 하지만 그냥 맞을 정도로 가볍게 내립니다. 제가 갔을 때는 초가을이어서 비도 자주 안 내리고 날씨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문제는 겨울인데, 북쪽에 있는 지리답게 겨울에는 해가 매우 짧고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에 이때부터 생활리듬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고 울적한 기분이 조금 들었습니다. 이는 현지인들도 겪고 있는 어려움인 만큼 날씨에 예민한 학우는 고려해야할 사항인 것 같습니다. 반대로 보면 여름에는 해가 상당히 길고 날씨가 매우 맑기 때문에 지내기에 정말 좋다는 현지인들의 경험담이 있으므로 봄학기 교환학생으로 가면 기후에 대해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2. 대중교통

악명 높은 미국 대중교통과 다르게 시애틀은 나름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는 편입니다. 특히 Seattle- Tacoma 국제 공항에서 Univsersity of Washington으로 가기 위해서는 공항에 있는 Linklight rail을 타고 종착지까지 가면 정문에 도착하므로 매우 편합니다. 교통카드는 학생증을 발급 받으면 U- Pass가 활성화 되어 문제 없이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증 발급 전이거나 학생증에 충전된 잔액을 다 쓰게 될 경우, Orca card를 오프라인으로 사서 이용해야 하는데 여기서 주의할 점이 절대로 온라인 충전을 하면 안 되고 QFC에 가서 오프라인 충전을 해야합니다. 저는 온라인이 편해서 온라인으로 했다가 중간에 시스템 오류가 나서 22달러를 결제했지만, 충전이 되지 않은 불상사가 일어났습니다. 친구가 이는 자주 있는 일이고 자신도 겪었다고 했으며 온라인 충전은 절대로 추천하지 않았습니다.

지도 앱은 무조건 Google Map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웬만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줍니다. 대신 버스시간 지연은 일상적인 일이라 약속 가실 때 여유를 좀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불편함을 모두 없앨 방법이 있는데 바로 Uber을 쓰는 것입니다. 돈이 많으면 이보다 편리한 서비스가 없습니다. 특히 공항에서 학교가는데 Linklight rail이 있지만, 가지고 오는 짐을 고려했을 때 Uber을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공항에서 학교까지 약 36~40달러 정도 듭니다.


3. 문화

팁 문화와 세금이 생활하면서 가장 괴로웠던 부분이었습니다. 워싱턴 주의 소비세는 약 10%로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합니다. 그리고 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때는 팁을 내는데, 이 또한 약 10%이기 때문에 실제 메뉴판에 적혀있는 가격보다 약 20%더 내야하는 상황이 옵니다. 그러므로 실제 물건을 사거나 밥을 먹을 때 예상보다 많이 내기 때문에 가계 관리를 할 때 상당히 껄끄러웠습니다. 만약 날 잡아서 쇼핑할 생각이 있으시면 옆에 오레곤 주 포틀랜드에서 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거기는 소비세가 없으므로 가격 측면에서 이득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만 21세 이상만 음주가 가능하며 외국인 학생도 예외가 없습니다. 그리고 여권을 제시해야만 마실 수 있습니다. 학생증, 한국 면허증은 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꼭 여권을 소지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와 다르게 노상 음주가 불법이므로 밖에서 술 마시면 안됩니다. 마약은 상당히 예민한 부분인데 Washington은 대마초가 합법이지만 이는 Washington 주 시민에게만 해당한 사항이고 모든 국제 학생들은 연방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일절 피면 안됩니다. 현지 친구가 권해도 절대로 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미국에서 불법을 저지르고 걸리면 처벌 수위도 높고 향후 미국으로의 입출국이 어려워 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워싱턴 주가 인종차별에서 나름 자유로운 주다보니 학교 외부나 시내에 돌아다니다 보면 "Thank you", "Excuse me", 와 "Sorry"만 알면 아무런 문제 없이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특히 사람들끼리 조금이라도 부딪치면 "Sorry"라고 얘기하는 것이 기본 매너입니다. 대신 시애틀은 homeless들이 많은 편에 속하는데 다행히 큰 공격성은 없으므로 쳐다보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가면 문제없이 지나갈 수 있습니다.


4. 생활

교환학생 승인이 나면 기숙사를 신청할 텐데 신청시 dinning level이라고 식비를 신청하게 됩니다. 가급적이면 이때 level 1이나 level 2를 신청하는 것을 권합니다. 저는 몰라서 level 4를 신청했는데 돈이 상당히 많이 들었고 환불도 안되며 오직 기숙사에 운영하는 식당과 마트에서만 이용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취급하는 음식들이 가성비가 낮아서 차리라 그 돈으로 다른 식료품점에서 사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현지 학생들도 느끼고 있는 점이라 아무것도 모르고 높은 level 신청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대부분 학교 내 식당이랑, 학외 식당이 있는데 둘 다 가격이 비슷합니다. 다만 학교 내 식당은 가성비가 좀 별로입니다. 차라리 제 추천은 식료품점에 가서 대용량으로 산다음 냉장고에 보관하여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Trader's Joes, QFC가 있으며, 조금 비싸지만 한국음식들을 파는 H- mart가 학교 근처에 있습니다. 여기에 가면 압도적인 싼 가격으로 식자재를 살 수 있기 때문에 비싸게 사서 먹는 것보다 만들어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5. 학업

수강신청 당시에 저는 컴퓨터 공학부 복수전공생으로서 컴공 수업을 듣고 싶었지만, 이쪽 학교도 컴공 수업은 매우 엄격하게 제한해서 결국 수업을 정식으로 듣지 못하였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1"이라고 모든 학생에게 열린 수업을 듣긴 했지만 이미 다 알고 있어서 큰 메리트가 없었습니다. 이런 수강 제한 과목을 듣고 싶으면 해당 instructor이나 교수에게 메일을 보내서 허락을 받아야합니다. 컴퓨터 공학부는 공통적으로 학부사무실에 관리하기 때문에 학부사무실에 연락하는 것이 가장 빠를 것입니다. 참고로 저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1", "미분방정식", "독일어1", "양자역학의 기초"를 수강하였는데 일부과목은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들이라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수업은 교환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교수님들의 수업 퀄리티가 매우 높았으며 교수님께서 수업을 열심히 준비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이한 점으로는 강의와 무관하게 과제가 상당히 많았는데 이 많은 과제를 1쿼터라는 짧은 기간동안 모두 수행하려다보니 체감로드는 +1 학점 정도 높아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과제는 매우 힘들고 어려우나, 시험은 우리 학교와 다르게 충분히 수업을 열심히 듣고 조금만 공부하면 충분히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과제가 많아서 이미 과제에서 성적 분포의 대부분이 결정되며, 시험이 성적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우리 학교에 매번 떠오르는 "시험 한방으로 학점이 결정된다"라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시험기간에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과제를 위해 지속적으로 공부를 해야하다보니 종강 이후 남는 것이 많고 장기적으로 학생들에게 많은 이득을 남기는 시스템인 것 같습니다.


6. 그 외 

여행은 아마 교환의 가장 큰 목적일 수 있는 데 저에게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친구들을 사귀고 여행을 가니,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미국이라는 큰 대륙을 몸으로 직접 느끼고 볼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였습니다. 친구들이 설득해서 내키지 않은 상태로 갔지만 가고 나서 왜 여행을 가는지,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교환 마자막 주차에 진로와 관련된 여행으로 짧게 실리콘 밸리 투어를 갔는데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정말 세상은 넓고 제가 앞으로 이 전공을 유지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커리어가 상당히 많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해외로 유학을 가거나 국제적으로 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매우매우 추천합니다.

1쿼터만 갈 수 있는 교환학생 특성상 수업에서 많은 것을 얻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학기중에는 시간이 없어서 여행을 다녀오기 힘듭니다. 학기중에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서는 세미나를 추천합니다. 저는 컴퓨터 공학 관련 세미나를 많이 갔는데 University of Washington이 컴퓨터공학으로 유명한 학교라 그런지 매우 다양한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비록 완전히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장에서 연구를 하고 있는 대학원생, 연구원을 직접보고 같이 대화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돈이 많아서 그런지 공짜 음식 제공해주기 때문에 세미나 참석을 권유합니다. 참고로 경영대학에서도 취직을 위해 도움이 되는 세미나를 자주 열었습니다. 예를 들어 resume 첨삭 지도, 면접 꿀팁 세미나, 다른 기업 관계자와 네트워킹 등을 전공과 상관없이 참석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해외 취업을 생각하고 있는 학우들도 경영대 세미나를 들으면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이전에는 교환학생을 가는 것에 대해 조금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가서 놀기만 해서 얻는 것이 무엇일까, 시간도 없는데 꼭 가야하나, 하지만 이번 교환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이러한 인식이 매우 많이 바뀌었습니다. 다만 정말 아쉬운 것은 기간이 오직 1쿼터라는 점인데 고려대, 연세대 학생들은 기간이 1년인 것을 고려하면 정말 짧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1쿼터라는 기간은 해외기업 인턴 신청을 하고 승인이 걸리는 시간보다 짧기 때문에 저희 학교 학생들은 이러한 해외 인턴의 기회를 얻기 많이 힘들다는게 마음에 걸립니다. 교환학생이 단순히 학교에서 수업만 듣는 것이 아닌 그 나라의 문화와 사회를 배우기 위해 가는 것이라는 점을 비추어 봤을 때, 앞으로 해당 학교와의 교류를 확대하여 많이 후배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